
1. 사건개요
의뢰인 A사는 골프용 가방 제조사에 가방에 사용되는 부자재를 납품하는 중소기업입니다. 가방에 부착하여 바퀴 달린 가방으로 만드는데 사용되는 가방용 캐리어와 관련하여 A사는 납품처로부터 타인(B사)이 납품하는 것과 동일하게 제작된 가방용 캐리어를 납품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납품처의 요청에 따라 B사의 가방용 캐리어와 동일한 가방용 캐리어를 제작하여 납품처에 공급하였습니다.
그런데 하필 그 가방용 캐리어가 특허청에 등록된 디자인권이 존재하는 가방용 캐리어였고, 완전히 동일한 제품이어서 권리자B사는 A사에 대해 디자인침해 경고장을 발송하였으며,
A사의 고객들에게도 경고장을 발송하였습니다.
권리자의 디자인을 그대로 모방한 A사는 도저히 이 상황을 빠져나갈 방법을 찾지 못하였고, 고객사들부터 하나 둘 디자인권 침해 혐의에 대해 더 이상 문제 삼지 않는 조건으로 권리자에게 합의금을 주고
합의를 시도하였습니다.
이 상황에서 A사는 당소를 찾아 사건을 의뢰하게 되었고, 관련사안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디자인권의 출원일 이전에 권리자의 해당 제품이 시장에 유통된 사실이 있음을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당소에서는 디자인 출원 이전에 해당 가방용 캐리어가 판매된 증거를 수집하고, 디자인 등록에 대해 특허심판원에 무효심판을 제기하였습니다. 이와 동시에 권리자는 특허심판원에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A사의 제품이 권리자의 디자인권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를 판단해 달라는 특허심판)을 제기하였습니다.
특허심판원에서 당소는 해당 디자인의 출원일 6개월 이전에 납품되어 제3자의 물류창고에 입고된 사실과 출원일 이전에 판매된 사실을 입증하였습니다. 그러나 권리자가 신규성의제 주장을 하였고, 특허심판원에서는 물류창고에 입고된 것만으로는 디자인이 공지 또는 공연실시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디자인권이 무효가 아니고 A사의 제품이 디자인권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심결을 내렸습니다.

2. 소송의 경과
이에 당소에서는 특허법원에 특허심판원의 심결을 취소해 달라는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하였고, 특허법원에서는 납품을 받은 자에게 비밀유지의무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공지 또는 공연실시를 부인하는 디자인권자가 주장 및 입증해야 하는데, 이를 입증할 증거가 없어 납품 받은 자에게 비밀유지의무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불특정 다수가 알 수 있는 상태에 놓인 것으로 보아
디자인이 등록무효이고 권리범위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며, 권리자가 상고하지 않아서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디자인의 경우에는 특허나 실용신안과 달리 출원일 이전에 공지 또는 공연실시된 경우에도 유예기간* 이내에 출원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신규성의제 주장을 통해 공지 또는 공연실시되지 않은 것으로 봐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권리자가 신규성의제 주장을 하였으나, 당소에서는 6개월의 유예기간 이전에 물류창고에 입고된 것만으로 공지 또는 공연실시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주장 및 입증하여 A사를 위한 승소를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타인의 디자인을 모방한 경우에도 디자인 침해를 벗어날 수 있었던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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